Seojong Weekend House, Seojong, 2020


서종 주말주택


주말주택이 들어설 대지는 북한강을, 그 강을 건너는 서종대교를 바라보는 산 중턱에 위치한다. 대지에 올라 서종대교를 하염없이 지나가는 차량행렬을 보고 있자니, 무언가 먹먹해진다. 왜일까. 저들은 도대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알 필요도, 알 수도 없는 질문이 머릿속에 괜히 맴돈다. 문득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라는 질문이 떠오른다. 저 멀리 바깥을 보고 있자니 그 시선은 다시 내게로 돌아온다. 지금, 여기로.


몇 해 전의 사진전이 떠올랐다. 암막의 공간에 바다의 수평선을 담은 흑백사진들만이 빛을 내며 줄지어 떠 있듯 검은벽에 걸려 전시되어 있었다. 모든 사진 속 수평선은 중앙을 가로지르고, 분할된 상하의 면에 하늘과 바다가 흑백의 농담을 달리하며 채워져 있었다. “황해, 제주, 1992” 등의 제목을 보고서야 사진들이 여러 시간, 여러 장소에서 촬영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잠깐. 이 제목이 없다면 수평선을 담은 사진들의 시간과 장소는 무의미해진다. 다시. 제목이 있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로 각 바다풍경을 구분할 수 있었지만, 이내 그 구분은 의미가 없음으로 이해됐다. 여러 사진들이 담고 있는 바다풍경 속 과거의 시간과 그곳의 장소의 구분이 무의미해지던 순간, 사진을 향하던 나의 시선이 지금, 여기 검은방에 있는 나로 향했다. 바다풍경을 보고있던 나의 시선이 나의 바깥으로 빠져나와 검은방에 앉아있는 나를 보고 있었다. 지금, 여기로.


대지는 북쪽으로 북한강을 바라보고 있는 남측의 산 중턱에 있어 북으로 열린 집이어야 했다. 대지에서 바라보이는 북한강과 서종대교를 마주하니, 이 두 선을 바라보는 면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금새 들었다. 이 면에 올라 선을 바라보며, 그 시선이 스스로에게 돌아가기를 바랐다. 흑백사진의 바다풍경을 보던 시선에서 빠져나와 나를 바라봤던 것 처럼, 온전히 나의 존재에 집중해 볼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바랐다. 지금, 여기 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과 함께. 복잡한 도심에서 주중을 보내고 가족들과 함께 주말에 이 집에 온다면, 그리고 그 면에 서 있다면, 지나간 복잡했던 시간은 잠시 잊고, 지금, 여기 가족과 함께 있음을 더욱이 깊게 느끼기를 바랐다.


대지는 북으로 흘러내려가는 산 중턱에 있어 남측으로는 가파른 경사지다. 남측으로부터 빛을 집안으로 끌고 들어오기 녹록치 않은 조건이었다. 수평의 선을 이루는 북한강과 서종대교 연직방향의 데크로 면을 만들었다. 데크 밑은 거실 공간으로, 3면을 유리로 개방하고 유리너머로 각각의 마당을 만들었다. 이로서 북한강의 풍경을 집안으로 끝어들일 뿐 아니라, 해는 온종일 마당을 비춘다. 오전에는 거실의 오른쪽-동측으로, 오후에는 거실의 왼쪽-서측으로 해가 빛을 비춘다. 하루의 시간이 흘러감을 이 빛으로 시시각각, 순간순간 느낄 수 있으면 했다. 지금 - 이 시간을, 여기 – 이 집을 더 깊게 느낄 수 있도록. 그리고 스스로의 바깥에 서 볼 수 있도록.

 




























































Project : Seojong Weekend House / 서종 주말주택

Location :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Photograph : 이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