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owol 119 Safe Center, Bucheon, 2017



"긴급하다. 출동이다."


그곳에서 생명이 꺼져간다.

골든타임을 놓칠 수 없다. 

대기실을 박차고 나온다. 

복도의 창 너머로 소방차고의 상황을 한 눈에 담는다.

매일의 출동.

몸은 정확히 기억하지만, 한번 더 동선을 확인한다.

넓은 복도를 내달린다.

복도 위로 달빛이 산개한다.

마주오는 대원과 눈빛을 교환하고, 센터안을 주시한다.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상황설명 음성에 집중한다.

상황을 공유하며 대원 서로의 무사귀환을 빌어본다.

소방차 옆, 말아 벗어 놓은 방화신발, 방화복에 뛰어들고, 소방차에 몸을 싣는다.

사이렌을 울리며 애월로를 달린다.

오늘도 하나의 생명을 더 구하리라.



"오늘도 무사히"


대기실에 앉아 원미산 북쪽 끝자락에서 여월공원까지 이어진 숲을 바라본다.

초여름 무성한 참나무의 푸른잎이 싱그럽다.

소방차고를 잠시 등 뒤로하고,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책을 읽어본다.

따뜻한 남서향의 햇살이 방안을 간지럽힌다.

점심식사 후 식당, 비어있는 그 곳은 외로움이 스친다.

교대근무를 마친 후, 다른 대원이 편안한 옷을 입고 들어온다. 

따뜻한 빵과 커피한잔에 서로의 안부를 주고 받는다.

지난 구조 활동에 대한 소소한 대화가 오늘의 무사함 저편으로 사라진다.


"저 곳에, 우리동네 영웅이"


어두운 밤, 사이렌이 울리다.

저 붉은 건물 안, 밝게 빛나는 복도로, 살 처럼 뛰어가는 소방대원이 보인다. 

누군가 다급히 수화기를 들고 '119'를 눌렀으리라.

그 찰나, 셔터가 열리고 사이렌 소리와 함께 소방차가 앞 마당을 박차고 나온다.

굳게 다문 입술의 소방대원이 차창으로 보인다.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기를.


  


Project : Yeowol 119 Safety Center / 부천소방서 여월119안전센터 (현상설계 참여작)

Design : 2017